안녕하세요, 장미입니다.
오늘은 조금 묵직한 이야기로 시작해보려 해요. 제 계좌에 오래도록 숨겨두고 있던 어떤 주식 이야기예요. 어느 날 문득, 다시 열어본 계좌에서 마주한 수치는 충격 그 자체였죠. -90%. 처음엔 눈을 의심했어요. 10만 원 넣은 게 1만 원이 됐다는 거잖아요. 아무 말 없이 스르르 눈물이 흘렀고, 도무지 머리가 돌아가지 않던 그 순간. 이제는 그 주식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봐야겠더라고요.
1. - 90%의 시작은 기대였다
처음에는 기대 가득했죠. 누구나 아는 브랜드였고, 뉴스에서는 이 회사의 미래가 밝다고 떠들어댔어요. 저도 귀가 솔깃해졌고, 주변에서도 다들 가지고 있다고 하니 불안함에 뒤처질까봐 덜컥 샀죠. 마치 친구들이 다 타는 유행하는 기차에 혼자만 안 탄 것 같은 조바심이 들었어요. “이 회사, 미래차 쪽으로 간다더라”, “공장 증설한다더라” 하는 말들에 덜컥 따라붙었어요.
하지만 몇 달이 지나도, 몇 년이 지나도 주가는 오르지 않았어요. 아니, 오르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그냥 줄줄 빠졌어요. “조정이겠지”, “물타면 언젠가는...” 스스로를 속이며 버텼어요. 그러다 어느새 -90%. 그건 단순한 숫자가 아니었어요. 저 스스로를 원망하게 만드는 무게감이었죠.
2. 감정이 아닌 현실로, 냉정한 점검
지금은 감정이 아니라 현실로 바라봐야 할 때예요. 이 주식, 계속 가져가야 할까요? 아니면 정리하고 새 길을 가야 할까요?
우선 회사의 존재 이유를 다시 따져봐야 했어요.
- 회사는 계속 적자를 내고 있고,
- 자본잠식 위험도 있다는 뉴스가 있었고,
- 사업 모델이 시대에 뒤떨어진 건 아닌지,
- 시장은 이미 이 회사를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.
하나하나 자료를 다시 찾아봤고, 공시도 읽어봤어요. 애널리스트 리포트도 찾아보며, 이 회사가 가진 경쟁력이 정말 남아 있는지를 다시 살펴봤죠.
그 결과, 이 회사는 솔직히 회생이 힘들겠구나… 라는 판단을 내렸어요. 반등은커녕, 상장 폐지 가능성까지 열어둬야겠더라고요.
3. 손절이냐, 존버냐 – 기로에 선 나
그렇다면 남은 선택지는 딱 두 가지였어요.
① 계속 들고 있다가 상폐를 당하든, 언젠가 기적을 바라며 버티기
② 지금이라도 정리하고, 이 손해를 내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기
저는 두 번째를 택했어요. ‘심리적 손절’은 진작에 했으면서, 물리적 손절은 못 하고 있었던 거죠. 내 돈이 너무 아까웠거든요. 하지만 그건 이제 미련이었어요.
그래서 어느 날, 조용히 주식창을 열고 정리 버튼을 눌렀어요. 기적은 오지 않았지만, 저의 무거운 마음은 조금 가벼워졌어요. 손절은 잃는 것이 아니라, 내 마음의 무게를 덜어내는 과정이었어요. 오히려 그 뒤로는 더 깨어있는 눈으로 주식 시장을 바라보게 됐어요.
4. 마이너스가 준 가장 값진 수업
그 후 저는 정말 많이 공부했어요.
- 이 회사가 왜 망가졌는지,
- 나는 왜 그런 회사를 믿었는지,
- 다음 투자는 어떤 기준으로 해야 할지.
그리고 배웠어요. 주식은 단순히 돈을 넣고 빼는 게 아니라, 나의 가치관과 리스크 감당 능력을 시험하는 아주 냉정한 세계라는 걸요. 이제는 오르는 주식을 고르는 것보다, 떨어질 주식을 피하는 법을 더 먼저 배워야 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.
또한, 감정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선 투자 일기를 쓰는 습관도 들였어요. 내가 왜 그 종목을 선택했는지, 어떤 기대를 했는지, 그 기대가 현실과 어떻게 달랐는지를 적다 보면 점점 '내 투자 성향'이 드러나더라고요.
5. 계좌의 숫자가 아닌, 나의 철학이 자란 시간
여전히 제 계좌 어딘가에는 ‘미련의 잔해’들이 남아있지만, 저는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어요. 그리고 그 경험 덕분에 더 단단해졌어요. -90%의 주식은 내 자산을 앗아갔지만, 내 내면의 투자 철학을 안겨줬으니까요.
지금은 작은 종목 하나에도, 긴 리포트를 읽고, 재무제표도 직접 봐요. 남들이 좋다고 해도, 내가 좋지 않으면 사지 않아요. 시장의 소문보다는 내 기준을 따르는 법을 배우고 있어요.
혹시 지금, 마이너스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말씀드리고 싶어요. 그 주식, 그냥 계속 들고 있지 마세요. 이유를 분석하고, 가능성을 점검하고, 자신의 감정을 정리하세요.
6. 마무리 – 손절은 실패가 아니라 '선택'입니다
마지막으로 한마디만요. 손절은 패배가 아니라, 다음 기회를 준비하는 자기 회복의 시작이에요. 이 경험을 통해 저는 더 나은 투자자가 되어가고 있고, 더 냉정한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되었어요.
지금 -90%라는 숫자 앞에 서 있다면, 그건 끝이 아니에요. 당신도 회복할 수 있어요. 장미의 현실경제 관찰일지, 다음 편에서 또 이야기 나눌게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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